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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내가 나무가 된다면

by 달음 Dalum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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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인생은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인생은 관계라고 답하리라.

스스로와, 타인과, 나의 삶과, 세상과의 관계

그리고 인생은 한평생을 사랑하는 과정. 그렇게 ‘나’를 알아가고 발견하는 과정.

 

 

타인에게 놓여있는 중심을 나에게 옮기는 것.

그리고 나에게 놓여있는 중심을 다시 타인에게 옮기는 것.

이 ‘과정’이 인생의 과제다.

 

 

부모는 아이에게 사회의 규율과 체제를 알려준다.

아이는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부정당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연습을 하게 된다.

울면 안되고, 떼쓰면 안 되고, 화내면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아이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부정하고 억누르게 된다.

점점 자신의 중심이 타인에게 놓이는 것이다.

타인의 인정과 사랑, 관심이 곧 생존으로 이어지기에.

그렇게 우리는 타인의 눈치를 보며 인정을 갈구하고 자신을 잃어간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모든 사랑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고, 아이도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우리는 잃어버렸던 나를 다시 발견해야 한다.

나를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나의 운명을 사랑하게 되고

한 번뿐인 나의 인생을 애쓰지 않고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나 스스로와의 관계가 좋아지고 편안해지면, 주변과의 관계도 편안해질 것이다.

마치 촛불과도 같이 주변을 따뜻하게 밝히는 것,

고독하고 매서운 겨울을 보내는 이들에게 봄을 선물할 수 있게 된다.

 

 

나에게 찾아오는 감정을 오로지 안겨보고 보내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감정이 편히 쉬다 갈 수 있게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비우고, 느껴주고, 다시 채우는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인간은 사랑하는 법을 ‘기억’해내고,

그 사랑을 나에게, 주변사람들에게, 세상에게 돌려줄 수 있다.

 

 


 

 

비움

마음의 공간을 비우기 위해서는 생각을 비워야 한다.

아침산책과 운동, 명상은 생각을 비우 것에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명상은 시작하기 가장 어려울 수 있다.

명상을 시작하는 순간, 자신의 머리가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알게 되고 마음이 분주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명상을 하면 평소보다 생각이 많아지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렇게 느꼈다면 명상을 잘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소음을 인식하고 생각에 이리저리 끌려다닐 때마다 그것을 인지하고 다시 돌아오는 것, 이 과정자체가 명상이다.

 

 

생각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라.

어떤 생각은 감정과 함께 찾아올 수 있다. 그럴 때마다 그 감정 또한 생각과 함께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라.

감정과 생각, 모든 것은 왔다가 사라진다.

한순간 일어나는 생각(Thoughts)을 물고 생각하는(Think) 순간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불편할 수 있다. 자괴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런 마음 또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것 또한 명상이다.

 

 

명상은 시간을 정해서 고리타분하게 앉아있지 않아도 된다.

설거지할 때, 청소할 때, 장 보거나 걸을 때, 일상 속에서도 생각날 때마다 틈틈이 하는 것이 사실 더 좋다.

소파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몸에 어떤 감각이 일어나는지 관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침산책과 운동을 하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을 할 것이다.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들. 이 생각들에 집중해 보아라.

그렇게 비우고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머묾

마음에 공간이 생기면 그 틈으로 나의 아픔과 상처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이 가장 고통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감정을 억누르고 부정하는 것에만 익숙했을 뿐,

느껴주고 안아주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나의 아픔과 같이 있어주기 위해서는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일기 쓰기, 모닝페이지나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비우면서 동시에 나와 대화할 수 있다.

 

 

글을 적으면서 눈물이 쏟아질 것이다.

나는 이 눈물을 영혼이 ‘승화’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눈물 콧물 줄줄 흘리며 한 글자 한 글자 종이에 새겨 내려가다 보면

못으로 찌르는 것과 같은 아픔이 점점 사라지고 평온함과 따뜻함이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머리로만 생각하면 실뭉치가 뭉쳐있는 상태 그대로다.

우리는 글을 쓰면서 뭉쳐있는 실뭉치를 풀어서 글로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한다는 건, 워프포인트를 찍는다는 것.

글을 쓰는 그 순간의 나로 돌아가 그때의 심정,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렇게 과거를 돌아보며 지금의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작은 점들을 찍어놓는 것과도 같다.

이 점들이 모이고 모여서 선을 만들고 이 선들이 모여 자신만의 그림이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이 힘든 이유는 한번 아픔을 느끼는 것으로 그 상처가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느껴줘도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럴 때마다 언제까지 이 작업을 반복해야하나 허무감이 들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이 사실을 기억해내야 한다.

어렸을 때 받은 상처를 우리는 몇십 년 넘게 가지고 살아온 것이다.

이 상처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더욱더 커졌을 텐데 고작 몇 번 느껴주는 것 만으로 해소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여기까지 이 글을 읽은 독자에게

자신이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회상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고 그 일을 통해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일대기를 적어 보아라.

기억나지 않았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그때 어떤 상처를 받았고,

이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감정 그래프를 추가하여 자신의 감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기록하라.

그렇게 마음의 지하실을 비우는 작업을 시작하라.

 

 


 

 

채움

비우기 위해 채운다.

그리고 채우기 위해 비운다.

이 과정은 반복해도 같은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나선형과 같이 성장하는 것이다.

 

 

채우고 비우기 위해서는 독서가 가장 좋다.

책은 저자가 살아온 인생과 그가 읽은 책, 생각, 가치관등 모든 것이 담긴 정수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건, 저자 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책을 이루는 모든 것,

모든 사람들의 이념, 가치관, 인생을 경험하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간을 초월한 것이 책이지 않을까.

위대한 인물들은 죽었지만 그들의 사상과 그들이 남겨놓은 작품은 이렇게 살아 숨 쉬고 있다.

우리는 책을 통해 위안을 받으며 위로받는다.

 

 

독서할 때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반드시 기록해 두어라.

내용을 정리해 두면서 읽으면 나중에 책의 내용을 잊어버려도 쉽게 기억할 수 있다.

내 생각이나 감상을 적어두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내 일상에 어떤 것을 적용할 것인가이다.

이 점을 찾으면 오늘부터 당장 실행하라.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책은 재미없으면 일부러 끝까지 안 읽어도 된다.

책에 익숙하지 않을수록 정독하려고 하는데, 정독해도 어차피 기억에 많이 남지 않는다.

그러니 읽고 싶은 부분만 읽어도 되고, 읽히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넘겨도 된다.

 

 

책도 인연이다.

자신에게 정말로 의미 있는 책은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정독하게 된다.

좋은 책일수록 기록하는 량이 많아지고 내 일상에 적용하고 싶은 점도 많아진다.

가장 좋은 책은 지식만 전해주는 게 아닌, 인생관을 바꾸게 하는 책이다.

 

 

그런 양서를 만나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어야 하고, 그렇게 눈을 높여야 한다.

그러니 많이 읽는 게 답이다.

많이 읽으려면 동시에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다가 집중이 안되어서 멈추는 경우가 많은데, 한 권만 읽다 보면 더 이상 책을 안읽게 된다.

A권을 읽다가 집중이 안되면 B권을 읽고, 또 B권을 읽다가 집중이 안되면 C권을 읽고 그러다 A권으로 돌아가면 다시 읽힌다.

그렇게 동시에 읽다보면 책이 많이 읽히게 될 것이고 독서하는 습관도 저절로 기르게 될 것이다.

 

 

나가며

 

비움 머묾 채움 이렇게 나누었지만 이 모든 건 결국 같은 것이다.

요약하자면 중심축을 자기 자신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운동(명상), 글쓰기, 독서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 세 가지를 매일 5분이라도, 아니 1분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인간은 0에서 1을 만드는 게 가장 힘들다.

하는가, 안 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오늘 단 10초라도 해도 그것은 성공이다. 하는 것이 쌓이고 쌓일수록 시간은 저절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마음이 복잡하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나의 든든한 친구인 일기장에다가 다 털어놓아라.

감정에 저항하지 말고 느껴주어라.

자신의 주의를 빼앗는 것을 하지 말고, 일부러 바쁘게 살려고 하지 마라.

그러면 그럴수록 자신의 아픔은 커지고 방치되기 때문이다.

모든 감정은 여태껏 한 번도 안겨보지 못했기 때문에, 오로지 안겨보기 위해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글이 읽히지 않을 정도로 마음에 여유가 없다면 마음이 내키는 데로 해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마음이 진정될 것이다.

 

 

기억하라.

모든 건 지나간다. 삶이 무상(無常)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고통뒤에는 항상 승화의 기쁨과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든 일은 나를 ‘위해’ 일어난다.

수많은 고통과 고뇌 속에서 인간은 사랑을 발견한다.

 

 

이 글이 3년 전의 나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누군가가 나에게 이 중요한 것을 알려줬었더라면 내가 했었을까?

생각해도 안 했을 것 같다.

 

 

모든 것은 때가 있으니.

이대로가 그대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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